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출근 중에 느낀 인생의 교훈

생각

by 박스타! 2020. 2. 8. 21:25

본문

반응형

출근하려고 오늘도 차에 시동을 걸었다.

좀 늦었다. 

 

서둘러야 할 것 같다.

보통 가는 길이 있다.

차만 크게 막히지 않는다면 계속 교차로를 통과할 수 있는 빠른 코스다.

평소 22~25분 내외로 걸린다.

평소와 다름없이 같은 길로 간다. 

그런데 웬걸 저 멀리 교차로부터 대기하는 차가 너무 많다. 

이 대로라면 신호는 3번 정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늦을 것 같다.

그래서 바로 우측의 샛길로 빠져서 돌았다.

주택가라 천천히 신경 쓰면서 갔지만 원래 대로였다면 한 번 정도의 대기시간 정도로 목표로 한 교차로를 통과했다.

그다음 좌회전해야 하는 교차로도 차가 너무 많다. 가뜩이나 신호도 늦은 곳인데. 

멀리서 보니 직진은 대기하는 차가 별로 없다. 깜빡이를 켜고 직진 차선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원래 계획과 다르게 간 길은 좀 더 구불구불하게 신경을 많이 써야 했지만 대기 차가 적어서 순조롭게 갔다.

원래 다니던 길로 왔다면 40분은 충분히 넘게 걸렸을 것 같았지만, 평소 다니듯 정속 주행을 했는데도 23분 정도로 도착했다.

'막힌 거 치고는 빨리 도착했다'  라고 생각하고 사무실로 갔을 텐데 오늘따라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거다.

 

- 나는 목적지인 회사로 가야만 했다.

- 나는 출발하기 전에 나의 미래를 예상했다. 원래 가던 루트로 늘상 걸리던 시간만큼 회사까지.

- 하지만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변수가 발생했다.

- 변수가 생겼을 때 대안을 실행했다.

- 모든 대안을 아는 건 아니지만 평소 다른 길들을 시도해 보면서 대안에 대해 익혔다.

- 그래서 변수를 맞이했을 때 크게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안을 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

- 그 대안은 끼어들기, 차선 위반 같은 위법이 아니라 합법적으로 남들이 선택하지 않은 돌아가는 길이었다. 

- 이런 경우 돌아가는 길은 더 이상 돌아가는 길이 아니다. 가장 빠른 길이다. 환경과 상황에 따라 같은 길도 바뀐다.

- 원래 계획했던 루트는 아니었지만, 목표로 했던 시간에 도착했다.

- 대안이 잘 맞아들어가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 물리적인 거리와 환경, 타인들이 있다. 시간은 일정 시간이 한계다. 더 이상 단축하기 어렵다. 더 단축하면 사고가 날 확률이 올라간다.

- 도착한 곳은 다른 곳이 아니었다. 나의 목적지였다.

- 원래의 막히는 길을 선택해서 두 배의 시간이 걸렸다 하더라도 그것은 나의 선택이다. 음악과 뉴스를 들으면서 충분히 즐겁게 올 수도 있었다.

- 위법을 저지르면서 제시간에 도착했다고 해도 하루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이것이 계속된다면 오늘은 운 좋게 무사했지만 반복되다 보면 언젠가 탈이 날 것이다.

- 빨리 가면 갈수록 더 빨리 가고 싶어진다. 속도에 적응하고 무감각해진다. 감당할 수 있는 물리적인 한계가 있다. 가치가 속력을 나타내는 속력, 도착해야 하는 시간만이 된다면 점점 더 무리를 하게 된다.

- 편안하게 가는 것, 가는 시간의 뉴스 혹은 책의 청취 등 정성적인 가치를 더 높은 우선순위에 두면 전혀 다른 판이 펼쳐진다.

 

'나'라는 자동차는 '어디'를 목표로 해서 '어떤 길'로 가고 있는가. 이동하는 '과정' 과 '가치'는 무엇인가.

 

누구든 인생은 진행형이고 과정이다.

 


@parkstar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