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인 첫째에게 좋은 습관을 남겨주고 싶었다.
바로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 였다.
원래 연필을 잡고 쓰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러다보니 처음에 일기라는 것을 쓰도록 했을때 어려워 하기도 했고 좋아하지도 않았다.
뭘 써야 할 지 소재를 선정하는 것도 어려워 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요즘 하루도 빠짐없이 최소 3줄, 길게는 한두페이지도 일상을 적고 있다.
나름대로 접근했던 방식은 '일기' 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용어를 쓰지 않는 것이었다.
바로 일기 대신 '생각쓰기' 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이 글쓰기의 규칙은 하나다.
'생각나는 것을 그대로 쓸 것'
단지 이것 뿐 이었다.
배고프다를 써도 되고, 지금 쓰고있다를 써도 되고.. 제약이 없었다.
일기와 같이 '나는'을 반복적으로 써도 상관없고, 특별한 일이 아니어도 상관없고, 시간 순서대로 적지 않아도 상관없다.
맞춤법이 안맞아도 되고, 띄어쓰기도 물론이다.
매일이 비슷한 일상 속에서 뭔가 특별한 소재를 고를 일도 없다.
그냥 어제 밥을 먹었다고 썼으면, 오늘도 밥을 먹었다고 써도 된다.
일단 글쓰기는 쉬운 것이라 생각하고, 재미를 느껴야 그 다음이 있다는 생각이었다.
생각해 보면 나 마저도 전통적인 일기는 쓰기가 귀찮았다.
생각쓰기는 현재 숙제와도 같은 규칙이어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쓰고 있다.
쓰기 귀찮아할 때도 있지만, 왠만하면 투덜하면서도 한다.
어느 날 쓰는게 재미있는 날이 있는 경우 몇페이지씩도 숨도 안쉬고 쓰더라.
매일 같이 쓰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쓰기를 할 때는 나도 같이 식탁에 앉아서 생각쓰기를 같이 한다.
요새는 나보다 쓰는 속도가 더 빠르다.
그리고는 자랑스럽게 보라고 보여준다.
나중에 점차 생각이 성장하게 되면, 이게 반영되는 글쓰기도 따라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조금씩 성장하는 글을 보며 뭉클한 마음이 들곤한다.
집에 늦게 들어왔는데 아이들이 자고 있다.
피곤했는지 조금만 쓰고 잔 듯 하다.
내일은 빨리 오자.
댓글 영역